나른한 오후... 점심때 먹은 밥이 강력한 효능이 뇌의 산소 부족을 불러와 아련한 노곤함을 민들레홀씨처럼 온몸에 날려주는 그 즈음...
사무실의 정적을 깨고 울리는 두 번의 벨 소리!
첫 번째 벨이 울리면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.
저벅저적 발소리가 사무실 앞에 멈춰서고 두 번째 벨이 울리는 순간,
알수 없는 찰나의 침묵을 깨고...
낭랑한 그의 목소리는 우리 귀에 울려퍼진다. (우리 귀에는 낭랑하게 들리는 것 같다^^)
"ㅇㅇㅇ씨~ 택배왔습니다."
이름이 호명된 이는 선택(?)받은 자 특유의 자만심에 찬 표정으로 그를 맞이한다.
"내게 아니잖아." "내가 먼저 주문했는데 내건 언제 오는거야? 우띠... "
"요즘 내가 배달수에서 밀리고 있어. 더 분발해야겠어."
우리 고슴도치 사무실에는 오후만 되면 어김없이 벨을 울리는 손님이 있으니
그 분은 바로 바로 택배 아저씨!
바깥 현관입구 관문을 한번 거쳐야 사무실 현관으로 들어올 수 있는 건물 구조상 택배 아저씨는 늘 벨을 두 번 울린다.
첫 번째 벨소리는 우리를 노곤함을 깨우며 아련한 기대에 애간장을 태우게 하고,
두 번째 벨소리는 잠깐의 달콤함과 실망을 안겨줄 자들을 가르는 냉정한 판결을 내린다.
우리 고슴도치들은 하루라도 택배가 오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(?)는 알 수 없는 지름신의 뜻을 받들고,
야근과 주말근무로 인해 생필품 사러갈 시간도 없다는 강력한 핑게를 밑천삼아
틈만 생기면 인터넷 쇼핑에 매진한 결과 하루 평균 2~3회 택배아저씨의 방문을 받는다.
↓ 오늘 오후에 배달된 택배 상자 (빈상자는 뭔가 야릇한 공허감을 느끼게 한다.)
이제는 서로간의 이상한 경쟁심과 동질감 마저 생겨 서로의 지름을 격려하기를 아끼지 않는다.
어찌됐건 피곤함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상큼한 비타민같은 기대감과 재미가 있다는건 나쁘지 않은 듯...
이 기분이 지속되는 동안 우리의 택배 경쟁은 앞으로도 쭈욱~ 계속 될듯...
나는 오늘 정말 기분 좋은 택배를 받았다.IDtail 오픈을 위해 뜬눈으로 지샜던 주말의 밤샘 피로가 확~ 한번에 가시는 그런 선물.급하게 준비하느라 A4 상자에 마구 담았지만 정성을 가득담은 과자, 음료, 육포, 인삼한뿌리, 속옷(이건 사람들 볼까바 얼른 감췄다) ㅋㅋ 그리고 연습장 쭉~ 찢어서 쓴 쪽지 한장... '잼있게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구나! 이거 먹고 힘내~ 화이팅!'역시 포스트맨의 방문은 언제나 기분 좋다!↓아래 사진은 본인의 글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 [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]의 한 장면
< The Postman Always Rings Twice(1981) > 잭니콜슨, 제시카랭 주연
- 오늘의 당번 심술복어 -
Posted by 고슴도치플러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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